Issue 79, Apr 2013
마크 맨더스
Mark Manders
얼터이고(Alter-Ego)와 이고(Ego)의
논리적 비논리의 서사
언캐니, 비논리적 풍경이 눈앞에 있다. 대퇴골로 추정되는 굵은 인간의 뼈가 각설탕을 사이에 두고 머그컵과 붙어있고, 양팔이 절단된 조각상의 하체에 나무판자가 붙어있는가 하면, 지점토로 빚어낸 죽은 여우와 쥐가 서낭당의 돌탑을 쌓듯 서로 배를 겹친 채 벨트에 묶여있다. 인간의 정신, 무의식 속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을 남김없이 구현한다면 바로 이런 장면일까. 비현실의 순간을 담아낸 정지화면은 어떤 저변을 품고 있을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유기적 구조와 기계적 구조, 질서와 무질서, 인체와 동물을 대립시키면서 발생하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공간을 지배하며 현실과 비현실의 영역이 뒤섞여 자아내는 혼돈, 인간의 내면을 고스란히 3차원으로 재현하는 작가 마크 맨더스. 그는 이 모든 것을 ‘내면세계에 대한 자화상’이라고 표현한다. 맨더스가 제시하는 초현실주의, 다다이즘적인 설치작품들과 조각 작품들은 작가가 지구상에서 마지막 숨을 내쉴 때 까지 지속될 내면의 거울이며, 정해진 답 없이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자신의 심적 장치이다.
● 진정윤 기자 ● 사진 Tanya Bonakdar Gallery, Zeno X Gallery 제공
'Anthropological Trophy' 철, 놋쇠, 나무, 에폭시에 채색 375×210×260cm 2010 Courtesy the artist; Tanya Bonakdar Gallery, New York; Zeno X Gallery, Antwerp